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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약속을 했지.

약속은 무참히 깨졌고, 그것으로 나 또한 약속을 깼었지.
약속을 먼저 깼으니 나 또한 깨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
이성이 아니라 분노로 결정했고,
사랑이 아니라 증오로 결정했어.

너에게 원인을 계속해서 돌렸어.
추하고 말도 안 되는 소리인 줄 알면서도,
내 탓은 조금도 없는 양 너에게 모든 화살을 돌렸어.

약속을 깨고 또 약속을 깨고, 그리고 다시 또 약속하고 그것을 깨고.
흐름을 끊으려면 시작을 했던 내가 끊었어야 했음에도
난 끝내 그러지 못하고 너에게 화살을 돌렸어.

넌 흐름을 끊어보겠다고 했었지.
그 말에도 결국 흐름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건
그 역할이 내 몫이었다는 것을 더 알려주는 건 아니었는지.

계속 감정에만 휘말려서 너를 보지 못했어.
내 감정에만 충실하여 너를 보지 못했어.


미안. 미안. 공허한 말이 될지라도 정말로 미안.

진작부터 가장 바랬던 것은 너의 행복이었는데도
계속 그것을 말하지 못하고 내 감정만 뿜어댔던 것에 미안.

마지막 모습까지 추했던 거 미안.
끝까지 어리광부렸던 거 미안.
어른이 되라고 그렇게 외쳐놓고서는
정작 내가 어른이 되지 못해서 미안.


그래도... 마지막 약속 하나는 들어주기로 한 거지?
약속한 것처럼 정말 예쁜 사람, 예쁜 아가씨 되길.

이번 약속만은 어기지 말아줘.
나 또한 마지막 약속 지킬 테니,
널 이성이란 카테고리에서 지울 테니.


안녕. 고마웠어.
정말로, 안녕.




Por el Monte Profugo.

Rasiel.

by 라시엘 | 2009/09/19 17:12 | To you...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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