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을 먹었든 먹지 않았든, 뭔가 이룬 게 있든없든, 무슨 수많은 전제가 오가는 것과는 무관하게, 인구 반억 이상이 되는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했던 사람이라면 보통 인물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 평가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그 정도 되는 인물이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자살이란 극단적 방법을 통해서. 서거란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대통령의 위치에서 사망한 거라면 서거라는 표현이 맞겠지만, 전직 대통령한테도 서거란 표현이 적합한 걸까? 지우 중 한 사람은 차라리 별세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 또한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것은 신문 상에서 따질 문제고.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에 대한 평가는 수많은 이들이 할 것이다. 문제는 현실이다. 여론의 움직임이 미묘하게 움직일 태세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거물급이 자살, 혹은 자진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역대에 이례가 없는, 우리보다 대통령이란 제도를 훨씬 오랜 기간 실시해왔던 미국조차도 없었던 사태다. 전두환, 노태우 비리 사건 때도 이런 경우는 없었다. 물론 그때와 경우가 크게 다르긴 하지만. 자신이 전체의 대표로서 모든 걸 책임지겠다는 자살이라면 충분히 숭고하다.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자진이라도 충분히 숭고하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현실에 남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후 여론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의 문제다. 그리고 이 사건은 분명, 어떠한 방식으로든 여론 자체를 뒤흔들 수밖에 없다. 일단 죽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이 종종 올라오는 게 보이지만, 적어도 이것이 누구에 의한 타살이라고 하기엔 정황상 맞지 않는다. 노무현의 사망을 통해 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있는 쪽은 오히려 친 노무현 세력이다. 일단 비리 수사는 이를 통해 잠정적으로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미 그렇게까지 몰아붙인 검찰 측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이 화살은 결국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이것이 그들에 의한 타살이라면, 이것은 말 그대로 그들 자신에 대한 자살 행위에 가깝다. 그러나 자살인지 자진인지, 아니면 혹시나 하는 사고였는지는 확실하게 잘 모르겠다. 유서 또한 법조계에 몸을 담았던 사람이, 아무리 그래도 진필 여부도 확실치 않은 컴퓨터로 유서를 남긴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아무리 역대 대통령 중 컴퓨터에 가장 능숙했던 인물이라도 이건 뭔가 좀 아니다. 오히려 자살을 생각하고 유서를 예시로 작성해보다가 잠시 나간 등산에서 실족사했다는 것이 더 그럴 듯해 보일 정도다. 상황 자체가 너무 당혹스럽다. 심지어 이런 상황이 야기되라고 일부러 그렇게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마치 마지막 도박인 것처럼. 어쨌건 문제는 여론이다. 이제까지 용산 참사를 비롯한 몇몇 희생이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것이 운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정략적으로 작정을 했던 건지 다른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교묘한 방식으로 계속 그러한 정보들이 가려지며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를 통해 정책 추진을 계속 실시했다. 그것이 반대가 있건없건, 냄비 여론이 다른 사건들로 그 정보를 가리는 사이 아무렇지 않게 자신들의 정책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그 사건 자체가 너무 크다. 정보는 가려질 수 있지만 이 자체가 심장에 칼을 꽂고도 남을 일이다. 그리고 이건 엔간한 사건 수준으로는 가릴래야 가릴 수도 없다. 심지어 조중동이라 해도 이 사건을 무시하고 넘어가는 건 무리수다. 적어도 몇주간은 이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뉴스의 상당 부분을 장악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큰 변수다. 벌써 그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뭔가를 할 수 있을까? 얼추 이러한 촛불집회를 공격하게 되면, 그러다 혹여 희생자 한명이라도 난다면 화살은 가차없이 이명박 정부 쪽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도대체 몇명을 죽일 것인가, 하며 엄청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그렇다고 대처를 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어느 순간 반 이명박 분위기로 변할 지 알 수 없다. 정부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문제다. 한국은 여전히 동정 여론, 감정 여론이 격하리만치 강한 나라다. 그리고 거물이랄 수밖에 없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와병 등 그럴 법한 일로 떠난 것도 아니고, 자살이라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벌써 여론은 그에 대한 동정과 추모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여기서의 변수는, 유서 또한 컴퓨터로 작성되었기에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벌써 신문마다 인용하는 유서 내용이 달라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의심이 커지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아직은 알 수 없다. 어떤 큰 사건이 벌어지기 위해서는 그 단초가 제공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다중들은 어떠한 의지를 가지고 참여하기보다는 그저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들이 무식하거나 자유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개개인으로는 뛰어나던 사람들도 모아놓고 보면 그렇게 되는, 상당히 희한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 손꼽히고 역사를 바꾼 혁명들이 모두 그러한 방식으로 일어났다. 프랑스 혁명이 그러했고 볼셰비키 혁명 또한 그러했다. 그리고 지금, 너무 큰 단초가 던져졌다. 수 명의 희생을 유발했던 용산 참사 때도 침묵한 국민이었다. 과거 이한열 같은 한둘의 죽음으로는 이제 눈도 깜짝하지 않을, 자기 삶에만 정신없는 국민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전 대통령이 죽었다. 이번엔 어떠한 반응을 보이게 될까. 아직으로서는 알 수 없다. 이명박 정부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난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편이지만,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보수주의란 없다. 거짓만이 난무하는 정부라는 것을 안다.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난 지지했던 사람이었으며, 실패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 또한 그의 성향을 생각해본다면 어쩔 수 없었으리라 생각하고 안쓰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이번 문제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혹여 이 여파가 이명박 정부의 파국으로 이어진다면,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접근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어느 정도 환영할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방법이 옳은 걸까? 나는 잘 모르겠다. 촛불집회에 대한 강경진압, 심지어 최루탄의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속에서 이런 사건이 터졌다. 향후 이명박 정부는 어떻게 대처할까? 사단이 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아무리 국민들이 삶에 찌들며 자기 밥그릇 챙기기 바쁘고, 대학생들은 학점이다 취직이다 하여 운동에 대한 의식 자체가 거의 소멸한 지금이라지만, 여전히 한국의 대세는 동정 여론이요 감정 여론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명박 정부가 걸을 길은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다. 한끝 발 잘못 디디는 순간 얼음은 와장창 깨져나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돌아가신 분을 추모할 때일지도. Sono tua Disposizione. Rasiel, the pathfinder of wisdom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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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hantasist it's my castle. S = k logW 지금, 여기 The day after tomorrow. 풍씨의 바람둥지 Not even to Death! 최근 등록된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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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G at 12/13 엘롯기는 어디로 가고. .. by 아현 at 12/13 LG 팬이었어? ㅋ;; ..... by 라시엘 at 12/12 아. LG 좀. 제발. 좀... by 아현 at 12/12 그게 눈치채는 게 특별히.. by 라시엘 at 11/23 무작정 놔두는 게 아니라.. by rumic71 at 11/22 난 네이트 온의 주 용도는.. by Υυeℓ at 11/22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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