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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타이밍이다.
아는 형의 투덜거림을 들었다. 판타지 쪽 글을 쓰는 형인데, 현대물을 쓰다가 청어람에 출판제의를 했다. 거부당했다. 글은 괜찮은데 현대물은 아무래도 안 되겠댄다. 이계물이나 무협 쪽을 쓰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결국 형은 절망하고 결국 무협으로 전향했다. 근데 현대물은 10달을 쓰고도 조회수 400을 넘기기 힘들었는데 무협은 3일 만에 1200을 돌파했댄다. 시대가 무협을 원하는 타이밍이 된 거고 그래서 그렇게 된 것 뿐이라는 것. 형은 한탄했다. 세상은, 타이밍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아마도 내가 군대를 가지 않았었다면, 진작에 사귀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군대라는 미묘한 문제 때문에, 타이밍이란 걸 알고서도 난 차마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차갑게 변해 있다. 항상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심장을 칼로 후벼파는 기분이 들면서도, 어떻게든 기차가 돌아오게 만들 순 없을까 하고 집착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너무도 버겁다. 지금은, 있다라는 표현을 있었다 라는 표현으로 바꾸는 게 차라리 편하지 않을까 하며 씁쓸하게 한숨을 쉰다. 세상은, 타이밍이다. 모든 일에는 순간의 타이밍이란 것이 있다. 그 순간의 타이밍을 잡을 수 있는가 없는가. 그것에 따라 사건의 판도는 크게 달라진다. 그 사건에 따라 인생의 판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타이밍에서 실패하면 모든 게 끝이다. 제갈량이 사마의를 죽이지 못한 건 비올 타이밍이란 걸 몰랐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쟁에서 패배한 것은 너무도 평범했던 그의 한 장군이 회군할 타이밍을 잘못 잡았기 때문이다. 적절한 타이밍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다. 동네 양아치에 불과했던 한 고조 유방이 천하를 잡은 것은 일어날 타이밍을 잡았기 때문이다. 히틀러가 독일을 휘어잡고 나아가 당시 최고의 열강들과의 전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독일의 혼란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타이밍을 잡았기 때문이다. 세상은, 타이밍이다. 일도 연애도, 그 속에서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겠지만 결국 마지막 승부는 타이밍으로 결정난다. 타이밍을 놓치면 그 전까지의 기나긴 준비도, 진실된 마음도 결국 헛된 꿈이 되어버릴 뿐이다. 타이밍이다.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이미 기차는 떠나가고 모든 사건은 종결된다. 후회해도 소용없다. 타이밍을 놓친다는 건, 그 사건에 대해서만은 죽음만을 의미하니까. 성경에서, 그분은 새벽과 같이 오리니 깨어있는 자만이 그분과 같이 가리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직전까지 자다가 깨어난 자는 그분과 같이 구원을 받겠지만, 그 직전에 깜빡 잠든 자는 멸망의 불지옥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성경조차 그렇게 말하고 있다. 세상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놓친 나는, 지금 담배를 물고 한숨을 내뱉는다. 포르 에 몬테 프로푸고. 라시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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